옥스퍼드 백작이 어느 날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엎드려 절하는데, 그만 방귀가 나오고 말았다.
그는 너무나 민망하고 부끄러운 나머지, 해외여행을 떠나 7년간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마침내 귀국하자 여왕은 그를 맞아들이고는 말했다.
"세상에! 그 방귀를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네!"
영국 전기 작가 존 오브리의 『 소전기집 Brief Lives 』에 나오는 17세기 어느 귀족의 슬픈 이야기다.
방귀(Fart)는 빠르게 배출되고 서서히 잊히지만, 영어에서 잊히는 데는 7년이 넘게 걸렸다.
가령 '서서히 사라지다'를 뜻하는 Peter out을 보자.
표현의 기원은 확실치 않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중세 프랑스어 Peter(방귀)에서 온 것이다.
하지만, Peter에서 영어 Petard가 나온 것은 분명하다.
Petard는 옛날에 성문, 성벽 따위를 폭파할 때 쓰던 '폭약'이다.
그래서 'Be hoist with one's own petard(제 꾀에 제가 빠지다)'라는 표현의 기원이 된 햄릿의 말,
"Tis sport to have the engineer hoist with his own petard"에서 Petard는 방귀가 아니다!
햄릿의 말은 '폭약수가 자기가 놓은 폭약에 자기가 날아가는 꼴은 볼만하다'라는 뜻이다.
다만, 셰익스피어 시절에는 이미 Petard에서 방귀 냄새가 이미 걷히고 없었다는 게 문제다.
Fizzle out(흐지부지되다)이라는 표현도 유사하다.
원래는 '방귀 뀌다'라는 뜻이었지만, 19세기 사전에서는 "An esacpe backwards"라고 했다.
품격 있게 "후방으로의 누출"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A small windy escape backwards, more obvious to the nose than ears;
frequently by old ladies charged on their lap-dogs.
후방으로 공기를 살짝 누출하는 것으로 , 소리보다는 냄새가 두드러지는 경우;
흔히 노부인들은 무릎에 앉힌 강아지 탓으로 돌리곤 한다.
Fice(성질 사나운 잡종개)라는 단어도 비슷하다.
Fice도 중세 영어에서 '방귀'를 뜻하던 Fist에서 유래했다.
16세기 후반,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냄새나는 개'를 Fisting cur라고 불렀다.
그러다 18세기에 들어서 조그만 개를 전부 Feist라고 불렀다.
여기서 오늘날 많이 쓰는 단어 Feisty(괄괄한, 성깔 있는)가 나왔다.
조그만 개는 무엇이든 보면 울부짖는다.
영화에서 간혹 여주인공을 Feisty heroine이라고 소개하면, 사실 '방귀 끼는 개같은 히로인'이라는 것이다!
방귀가 공기 중으로 사라져 없어질지언정, 어원에는 자취가 남는다.
Partridge(자고새)는 고대 프랑스어 Pertis에서왔다.
Pertis의 기원은 라틴어 Perdix를 지나, 그리스어 Perdix를 거쳐, 그리스어 Perdesthai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Perdesthai는 '방귀 뀌다'를 뜻하는 동사였다.
자고새가 푸다닥 날개 치는 소리가 마치, 가스를 배출하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그렇게 됐다.
후방으로의 누출(An esacpe backwards)과 흡사한 고상한 단어가 있다.
가스 배출을 일으키는 음식을 가리켜 Carminative(장내 가스를 배출하는)라고 한다.
예전에는 방귀 뀌는 게 건강에 좋다고 믿어, Carminative medicine(구풍제)라는 약도 있었다!
Beans, beans, they're good for the heart
The more you eat, the more you fart;
The more you fart, the better you feel;
So let's have beans for every meal.
콩, 콩,칠리 콘 카르네심장에 좋은 콩
많이 먹을수록 방귀가 많이 나오고
방귀가 많이 나올수록 건강에 좋아요
우리 끼니마다 콩을 먹읍시다.
이런 믿음은 체액설에서 기인했다.
옛날에는 인간의 몸이 몇 가지 체액으로 차 있고, 체액 사이 균형이 흐트러지면 병이 생긴다 믿었다.
방귀를 뀌는 것은 양털을 빗으로 빗어 엉킨 곳을 풀어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용도로 쓰는 빗 모양의 기구를 Wool card(소모기)라고 하고, 라틴어로는 Carmen이라고 했다.
그런 작업을 Carding(소모)라고 하고, 또 다른 말로는 Heckling이라고도 한다.
Heckle을 찾아보면 '도전, 조롱'이라고 나오는데 말이죠.
출처 :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