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bably와 Prove는 Probare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Probably는 너무 남용하다 보니 뜻이 약화한 데 비해, Prove는 세월을 버텨 강건해졌다.
그렇지만 Prove가 들어간 어구 중 뭔가 이상한 말들이 많이 있다.
'The exception proves the rule'라고 하는 '예외가 규칙을 증명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어쩌다 Proofreader는 '교정을 하는 사람'인 걸까?
왜 'Proving ground'는 '무기 시험장'이라는 뜻을 가지게 된 걸까?
심지어 'The proof of the pudding'이라는 말은 어디서 나온 걸까? 푸딩을 어떻게 증명하는 것이지?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Prove의 어원인 Probare 라틴어로 돌아가야 한다.
Prove는 오늘날 증명의 뜻이지만, Probare는 검사하다, 검증하다는 뜻이었다.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다.
책을 교정보는 Proofreader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Proofreader는 Proof copy(교정쇄)를 천천히 검사하면서 오자와 탈자를 바로잡는다.
예외가 규칙을 증명(Prove)한다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예외야말로 규칙을 '검증'하는 확실한 수단이다.
검증이 실패하면 규칙은 파기해야 하고, 검증이 성공하면 규칙은 계속해서 살아남는다.
마찬가지로 신개발 무기를 Proving ground로 가져가는 이유는, 무기의 성능을 검사하기 위해서이다.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검사하려면 먹어봐야만 알 수 있다. 푸딩도 예외는 아니다.
The proof of the pudding is in the eating라는 말이다. Prove의 옛 뜻을 그대로 반영했다.
옛 뜻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요즘 사람에게 옛날 푸딩을 Prove하라고 하면 두 손을 들 거다.
Pudding이란 원래 동물의 내장에 그 살코기와 기름을 채워 넣고, 삶아서 보관했다 먹는 음식이었다.
Pudding이란 말이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할 즈음인 1450년에 기록한 Porpoise(쇠돌고래) pudding 요리법이다.
Puddyng of Porpoise.
Take the Blode of hym, & the grece of hym self, & Oatmeal, & Salt, & Pepir, & Gyngere, & melle
these togetherys wel, & then put this in the Gut of the Porpoise,
& then lat it seethe esyli, & not hard, a good while; & then take hym up, & broyle hyma lytil, & then serve forth.
쇠돌고래 푸딩 만들기
쇠돌고래의 피와 기름, 귀리 가루, 소금, 후추, 생강을 잘 섞는다.
이를 쇠돌고래 내장에 넣고 푹삶은 다음 살짝 구워서 낸다.
이렇게 만든 Porpoise pudding은 과연 먹어보지 않고는 맛을 알 수 없다.
Pudding의 이 조리법이 어딘가 닮지 않았나? 맞다! 소시지와 같다!
Pudding은 괴상한 Sausage(소시지)의 일종이었다.
여기서 수수께끼 하나. 멋지고 우아한 사람들이 Sausage poison(소시지 독)을 얼굴에 주입하는 이유는 뭘까?
출처 :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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