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 구름

혹시 구름과 하늘이 어떻게 다른지 알고 있는가? 알고 있다고?

영국에서는 구름이 하늘이고, 하늘이 곧 구름이다. 영국 또 너야?

구름 가장자리가 은빛으로 빛나고 그런 것들은 영국에서 찾을 수 없다.

영국은 예나 지금이나 날씨가 늘 칙칙하다.

 

Sky는 바이킹들의 '구름'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영국은 구름이나 하늘이나 차이가 없다.

하늘이 온통 구름이니, Sky의 구름이라는 뜻이 '하늘'로 바뀌어버렸다.

 

어원을 살피다보면 확실히 알 수 있는 하나가, 세상은 참 암울하다는 거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만(Dream), Dream은 '행복'을 뜻하는 고대 영어에서 왔다.

무슨 뜻이냐고? 날씨는 칙칙하고, 행복은 그저 꿈이라는 소리다.

 

날씨가 칙칙하고, 여름에는 태풍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잔뜩 쌓이다보면 게을러진다.

이럴 때 공부하라느니, 운동하라느니, 어우... 귀찮아서 하기 싫어진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5분 후에(In five minutes) 한다고 마음 먹는다.

그러면 대게 안 하겠다는 뜻이지만.

부탁하거나 미룰 수도 없는 일이라면 1분 후에(In one minute) 한다.

이것도 1시간 뒤에 하겠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옛날에 더 스미스라는 밴드가 부른 <How Soon is Now?>라는 노래가 있었다.

이 사람은 정말 귀찮았던 게 분명하다.

아무 어원 사전이나 보면 Soon은 고대 영어에서 Now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한 1000년쯤은 "I'll do that soon." 하다보니 soon이 약발이 떨어져 '곧'이 되버렸다.

이제는 '지금 당장'이라고 하고 싶으면 Now로는 모자라 Right now라고 말한다.

 

Soon과 같은 신세가 된 말 중 이제는 쓰지 않는 고대 영어 Anon이 있다.

On an으로 'On one(하나로)' 또는 'Instantly(즉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Instantly 행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말로만 그렇지.

그러니 Instantly란 단어는 아직은 약발이 있지만, 머지않아 Soon과 Anon처럼 될 것이다.

 

게다가 인간은 늘 남을 헐뜯고 비방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누가 조금만 잘못해도 곱게 넘어갈 생각을 안 한다.

셰익스피어의 『 리어 왕 King Lear 』를 보면, 글로스터 백작이 말하는 장면이 있다.

자기 눈을 도려내려는 리건 공주에게 "Naughty lady(짖궂은 여인)"라고 아주 훈훈하게 말한다.

아, 지금의 Naughty는 못된, 짖궂은 정도의 말이지만 그때는 훨씬 심한 말이었다.

No-human, 인간만도 못하다고 깎아내리는 말이었다.

부모들이 자녀를 Naughty하다고 하도 야단치다보니 얘도 밋밋해진 것이다.

Nought(무無, 영零)와 Nothing 어원도 여기에서 왔다.

 

단어의 어원을 훑다보면 인간의 단점이란 단점이 죄다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대표적인 예시가 Probably일 것이다.

기원은 2000년 전 로마인들이 쓰던 라틴어 Probabilis에서 왔다.

Probabilis는 다른 라틴어 Probare에서 왔고, '검증할 수 있다(Prove by experiment)'는 뜻이었다.

Prove(증명하다)도 여기서 파생했다.

 

사람은 매사 너무 확신하는 경향이 있으니, 로마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로마의 변호사들은 뭔가 주장할 때마다 걸핏하면 Probabilis한 주장이라고 했고,

로마의 점성술사들은 뭔가 예측할 때마다 툭하면 Probailis한 예측이라고 했다.

제정신인 로마인이라면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것도 Probailis하다고 했을 거다.

그래서 1387년 영어 문헌에 Probably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 단어는 힘이 다 빠져버렸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아마' 정도의 뜻에 불과해졌다.

 

어쨋든 Probably와 Prove는 어원이 같다.

그럼 The proof of the pudding is in the eating(물건의 진가는 써봐야 알 수 있다)라는 속담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출처 :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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