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몸이 아파 생각이 많아지던 도중 '아프지 않았으면...'이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어, 부정하다, 반대라는 개념은 뭘까?

사람들은 복수의 반대는 용서라고 통용하곤 한다.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는 용서"라고 하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여기서 생각이 들었다.

'용서는 정말 복수의 반대일까?'

 

과학자들은 정의하기를 좋아한다.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 상황을 오롯이 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상황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라는 것의 정의는 뭘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부정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반대 개념이다.

그렇기에 형용사와 동사는 반대가 성립한다.

 

예를 들어보자.

밥을 먹다. 부정한다면 이는 밥을 먹지 않는다이다.

예쁘다. 부정한다면 이는 예쁘지 않다이다.

동사와 형용사는 반대라는 개념이 성립한다.

이를 명사로 취했을 때 식사와 금식, 미인과 추인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을 가질 뿐이다.

 

생각을 조금 더 확장해보자.

해와 달은 반대일까?

반대라고 할 수 없다.

해로 인해 낮과 밤이 생기는데 이를 반대라고 볼 수 있지, 해와 달은 반대가 아니다.

해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낮이고, 해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밤이기 때문이다.

달은 햇빛에 의해 보이지 않을 뿐이지 낮에도 존재한다.

 

남자와 여자는 반대일까?

남자와 여자라는 성을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일까?

성염색체이다.

남자의 성염색체는 XY이고, 여자의 성염색체는 XX이다.

그렇다고 X 염색체와 Y 염색체는 반대되는 염색체인가?

 

양극과 음극은 반대일까?

양성자와 전자는 반대일까?

다른 극끼리 있으면 인력을 띄고, 같은 극끼리 있으면 척력을 띈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반대 개념이라고 합의했을 뿐이지, 이것이 정말 반대인가?

오히려 같은 극끼리 반대 방향으로 밀어낸다.

그렇다면 양극의 반대는 양극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마치 동음반의어처럼 말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미인과 추인이라는 명사가 반대가 성립하는 것은 간단하다.

이는 문장으로 풀 수 있다.

미인은 아름다운 사람이고, 추인은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다.

사람이라는 개념이 같기 때문에 아름답다와 아름답지 않다. 결국 부정이 가능한 형태로 귀결한다.

이렇게 문장으로 풀 수 있는, 혹은 문장을 명사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러한 명사에는 부정(반대) 형태가 있을까?

 

이런 내 생각을 받아줄 수 있는 친구는 한 명이라 그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웬걸 재미난 의견을 던져주었다.

"chatGPT에게 물어봐라."

그래서 물어보았다.

 

본 글의 제목이기도 하고, 처음 물어본 질문이다.

명사의 부정은 당연히 없다.

하지만 생각한 내용을 요약하다보니 이러한 질문의 형태로 바뀌었다.

 

해와 달은 반대가 아님을 이 친구도 알고 있다.

내가 생각한 것과 동일하다.

관례상, 우리는 해의 반대를 달이라고 합의하고 있을 뿐이다.

 

이도 동일하다.

해와 달은 반대가 될 수는 없지만, 낮과 밤은 반대가 될 수 있다.

이는 곧 '해가 떠있다'와 '해가 떠있지 않다'로 부정할 수 있고,

떠있다와 떠있지 않다로 귀결한다.

 

내 생각의 도착지이자, 의문의 근원이다.

그렇다면 결국, 왜.

사람들은 특정한 상황이나 개념에 대해 반대되는 것을 생각할까?

우문현답이었다.

나는 알고 있었을 뿐 내 생각에 갇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을 인공지능이 활로를 열어주었다.

역시 이 친구는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참고용으로 쓰기에 딱 알맞은 것 같다.

 

나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너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종종 든다.

물론 이 반대도 그렇고.

참 다양한 시각으로 사람들과 상황을 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오늘 감기 기운으로 일을 하지 못 하고 누워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몸이 약해 이런 상황이 꽤나 자주 발생하는데, 확실히 아플 때마다 생각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오히려 아파도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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