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 Pool의 Gene은 그 어원이 '탄생'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Genos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Generation(발생), Regeneration(재생), Degeneration(퇴보) 등의 단어에도 들어있다.
Genos와 라틴어 사촌격인 Genus는 영어 단어 '속'에 많이 들어있다.
그중에는 의외의 단어들도 많다.
Generous가 대표적인 예이다.
Generous는 원래 '잘 태어난' 다시 말해서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이라는 뜻이었다.
당시에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도량이 넓고, 가난한 농민들은 쩨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심이 후한'이란 뜻도 있었다. 그래서 좋은 집안에서 자란 사람이 Gentleman(신사)이다.
신사들이란 과연 너그럽고 온화했는지 '부드러운'을 뜻하는 Gentle도 파생했다.
심지어 몸가짐도 신중했는지 Gingerly(조심조심)라는 단어에도 들어갔다.
이때의 Gin도 Gen이 살짝 바뀌어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물론 Ginger(생강)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Genos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속에도 들어 있다.
18세기말 화학자들은 공기를 이루는 여러 기체 때문에 골머리를 꽤 앓았다.
산소, 이산화탄소, 질소는 겉으로 봐선 그냥 똑같기 때문이다.
투명하고, 무게도 없는 듯하고.
오로지 작용만이 달랐다. 산소는 불을 붙이고, 질소는 불을 끄는 역할처럼.
과학자들은 오랜 세월 애쓴 끝에 마침내 공기의 여러 성분을 분리해냈고, 각 성분의 이름을 정해야 했다.
산소는 '불에 잘 타는 공기', Flammable Air라고 한동안 불렸지만...
인기가 없었다. 과학적인 느낌이 안 들었기 때문이다.
과학 용어는 난해하고 고전적인 어원에서 유래한 말을 써야 제맛이지! 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야 '특발성 두개안면 홍반(Idiopathic Craniofacial Erythema)'이 자기 얼굴에 생겨도 알지 못하는 무지렁이 대중에게 감탄을 살 수 있었다.
그러다가 프랑스 과학자 라부아지에가 뭔가를 연소시켰을 때 물을 생성하는 공기 성분을 Water-Producer로 부르기로 했다.
라부아지에도 과학자였으니, 멋지게 그리스어를 쓰기로 했다.
Water-Producer는 그리스어로 Hydro-Gen(수소)이다.
다른 물질을 산성화시키는 공기 성분은 Acid-Maker, 즉 Oxy-Gen(산소)로 부르기로 했다.
그리고 Nitre(초석)를 만들어내는 공기 성분은 Nitro-Gen(질소)이 되었다.
(공기의 나머지 주요 성분인 Argon(아르곤)은 당시 알려지지 않았다.
비활성 기체여서 아무 물질도 생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스어로 '게으른'이라는 뜻의 Argon이 되었다.)
생성이나 생식과 관계된 단어들을 잘 살펴보면 대개 Gen이 들어 있다.
하지만 그 단어들이 모두 '생성 원리가 동일(Homogenous)'하지는 않다.
그중에는 '생성된(Engendered)' 방식이 특이한 단어들도 있다.
예컨대 생식이 가능한 집단을 Genus(속; '과'와 '종' 사이에 위치하는 생물 분류 단위)라고 한다.
한 Genus 전체에 대해 무슨 말을 하면 '일반적으로 말하다(Speak in general)'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군대를 '전반적으로 지휘하는(In general command)' 사람을 General(장군)이라고 한다.
그 General은 휘하의 군대에 Genocide(종족학살)를 저지르라고 명령할 수도 있는데,
어원적으로 보면 자기가 자기를 죽이는 셈이다.
물론 General이 Genocide를 직접 저지르지는 않는다.
Private(졸병)에게 시키기 마련인데, 그 Private은 말 그대로 '사적인' 것, 즉 Gonads(고환)를 완곡하게 표현한 말이다.
출처 :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