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어원
umble 앞에 h가 붙은 것은 이른바 '민간 어원'의 영향이다.
umble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umple pie라는 말을 보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변변찮은 음식'임을 알고, 아! 누가 h를 빼먹었구나!하고 넣어준 것이다.
umble pie가 humble pie로 바뀌는 이런 것이 민간 어원이다.
단어 끝에 '-ling'을 붙이면 작거나 어린 무언가를 뜻한다.
Duckcling은 아기 오리(duck)을 뜻하고,
Gosling은 아기 거위(goose)를 뜻하고,
Darling은 '자기(dear)'를 귀엽게 부르는 말인 것처럼.
같은 이유로 상전 옆(side)에서 시중드는 아이를 옛날에는 Sideling이라고 불렀다.
시간이 지나 이런 어원이 점차 잊혀지면서, 17세기에는 동사에 '-ing'가 붙었다고 생각해버렸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Sideling에 해당하는 동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Sideling은 'Sidle하는 사람'이 되었고, Sidle은 '옆걸음질 치다'는 동사가 탄생했다.
오늘날 시중드는 아이가 없으니 Sideling이라는 명사는 사라지고, Sidle이라는 동사만 남았다.
민간 어원으로 인해 단어가 Backformation(역형성)한 덕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sidle away)'거나, '누군가에게 슬그머니 다가간다(sidle up to someone)'거나 말이다.
단어 철자가 이상하거나 낯설다 싶으면 적당히 바꿔버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겨울잠을 오래 자기로 유명한 '겨울잠쥐'라는 설치류가 있다.
예전 프랑스에서는 이 녀석을 '잠자는 여자'라는 뜻의 'Dormeuse'라고 불렀다.
Dormeuse는 Dormeur의 여성형이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엉뚱하게 'Dormouse'라고 부른다.
엄밀히 따지면 쥐(mouse)도 아니고, 문(door)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영어에는 들쥐(field mouse), 시골쥐(country mouse) 같은 말이 있던 게 문제였다.
누군가 Dormeuse를 보고, "누가 철자를 이따위로 써놨어!"하고 고쳐 놓은 것이다.
요정(fairy)도 민간 어원의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그 시절에는, 요정이 정원이 아니라 숲속에 살면서, 온갖 기이한 장난을 친다고 굳게 믿었다.
한밤중에 젖소의 젖을 짜기도 하며, 꽃이나 나무에 숨기도 했다.
그 밖에도 지금 현대에 하면 경찰에 잡혀갈만한 일들을 태연하게 하고 다녔다!
이런 요정들을 '사람들'이라는 뜻의 'Folks'라고 불렀다.
요정들은 추워지면 장갑을 끼곤 했는데, '요정 장갑'처럼 생긴 꽃을 'Folks' glove'라고 불렀다.
그런데 요정들이 다 죽었는지 아니면 숨어버렸는지, 언젠가부터 안 보이기 시작했다더라.
자연스럽게 요정을 가리키는 Folks라는 단어도 사용이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Folks' glove라는 꽃 이름은 점점 이상한 이름이 되어버렸다.
그러던 중 어떤 천재가 "'Folks' glove'가 아니라 'Fox-glove'겠지! 여우 발이 얼마나 귀여운데!"라고 굳혀버렸다.
그래서 Foxglove(디기탈리스 속)라는 꽃은 계속 그렇게 불려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비슷한 과정으로 Crevis라는 옛 단어는 Crayfish(가재)가 되었다.
가재가 족보에 없는 Fish(물고기)가 되어버린 이유이다.
스페인어의 Cucaracha는 Cockrouch(바퀴벌레)가 되었고,
인도어의 Mangus는 Mongoose(몽구스)로 이름에 Goose(거위)가 들어간다!
털이 복슬복슬한 뱀을 잡아먹는 포유류인데 말이다.
다양한 민간 어원의 피해를 본 상화에서, Butterfly(나비)는 예외로 살아남았다.
Butterfly(나비)는 무려 진짜로 Butter(버터)와 관계가 있다!
근데 정확히는 모른다.
우유통과 버터 젓는 통 주변을 날아다녀서 그렇게 됐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노란색 나비가 많다 보니 붙은 이름일지도 모른다.
이것도 아니라면 나비의 변(便)이 버터 색이라서 붙었을 지도 모른다!
물론 어떤 할 일 없는 사람이 나비 꽁무니를 쫓아다니면서, 배설물을 관찰하고 이름을 붙이냐고 할 수 있다.
그게... 네덜란드 사람들 소행이다.
나비를 뜻하는 옛 네덜란드 말로 봐서 그렇다는 것이다.
Boterschijte라고 불렀는데, 이는 Butter + Shitter로 버터 똥싸개라는 뜻이다.
Poppycock(허튼소리)라고 한다면 별 수 없지만, Poppycock도 네덜란드어에서 왔다.
Pappe-cack에서 왔는데, 이게 부드러운 똥이라는 뜻이라는 건 알아두자.
이런 나비가 Pasta(파스타)와 Psychiatry(정신의학)과 관계가 있다.
혹시 짐작이나 가는가?
출처 :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